금융안정이란 무엇인가?
한국은행이 매 분기마다 발표하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는 국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2025년 3월 27일 발표된 최근 보고서에서는 전반적인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변화와 잠재 위험요소들이 있어 이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안정이란 단순히 금융기관이 부실하지 않다는 의미를 넘어, 경제 전반의 안정적인 작동을 위한 기반을 의미합니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현재 우리 경제의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금융안정 상황」(2025년 3월) | 통화정책 보도자료(상세) | 보도자료 | 뉴스 및 의사록 | 뉴스/자
□ 한국은행은 2025년 3월 27일(목)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에서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보고하였음 ※ 자세한 내용은 <붙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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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금융시스템 안정성 평가
금융불안지수(FSI)와 금융취약성지수(FVI)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두 가지 주요 지표가 있습니다. 금융불안지수(FSI)는 단기적인 금융불안 수준을,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중장기적인 금융불균형 축적 정도를 나타냅니다.
2025년 2월 기준 금융불안지수는 19.1로, 2022년 6월 이후 계속 주의 단계(12~24)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는 환율과 같은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높은 변동성과 소비 및 투자 심리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반면 금융취약성지수는 2024년 말 기준 28.7로 민간신용 증가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장기평균을 하회하고 있어,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금융불균형 축적 위험이 낮은 상태입니다.
가계부채와 기업대출 상황
가계부채는 2024년 4/4분기 기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전분기대비 0.7% 증가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단계 스트레스 DSR 등 정부의 거시건전성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비율(명목GDP 대비)이 3년 연속 하락하여 90%에 근접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업신용도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2024년 3/4분기 기준 전분기대비 0.9% 늘어났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기업의 재무건전성 지표를 살펴보면, 부채비율이 2023년 말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성장성과 수익성은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 자산시장 동향
채권 및 주식시장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까지 상당폭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정책 및 통화정책 기대 변화 등에 영향받으며 좁은 범위 내에서 등락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2024년 말까지 반도체 업황 둔화 전망, 미 대선 후 관세정책 강화 가능성, 국내 경기둔화 우려에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가세하며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 들어서는 국내 주가 저평가 인식,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 등으로 상당폭 반등했다가, 최근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로 상승폭이 줄어든 상황입니다.
부동산시장
부동산시장의 경우 지방 주택매매가격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주목할 만한 변화는 2025년 2월 이후 서울 등 일부 선호지역의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고 여타 지역으로 확산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2월 들어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를 중심으로 주택매매가격의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2월 13일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관련이 있어 보이며, 이후 3월 19일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지정되었습니다.
🏦 금융기관 건전성
은행권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
일반은행의 자산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4년 4/4분기 말 0.34%로 중소기업 차주를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하여 장기평균(0.92%)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총자산순이익률이 0.60%로 전년동기(0.57%) 대비 소폭 상승했습니다. 다만,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크게 하락함에 따라 예대금리차가 축소되고 순이자마진도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비은행권 상황
비은행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은 부동산PF 부실과 연말 부실채권 매·상각 영향으로 일부 개선되었습니다. 특히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전사 등 대부분의 업권에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하락했습니다.
비은행의 총자산은 증권회사와 보험회사에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수익성은 업권별로 상이했습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은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순손실을 기록한 반면, 증권회사와 보험회사는 위탁·자기매매 및 이자·배당수익 증가 등으로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습니다.
💱 대외부문 및 대외지급능력
환율 동향
원/달러 환율은 2024년 말 미 대선 결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1,400원 후반까지 상승했다가, 올해 1월 이후 미 신정부의 관세정책 전개양상에 주로 영향받으며 등락했습니다. 최근에는 미달러화의 상당폭 약세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외 증권투자 흐름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주식자금의 순유출 규모가 줄어들면서 다시 순유입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특히 채권투자의 경우 2025년 1~3월 중 40.1억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는 1월 중에도 순투자 흐름을 지속했습니다. 특히 주식투자가 미국 주가 상승 기대 등에 따른 기타금융기관 및 비금융기업의 투자 확대로 큰 폭의 순투자(99.7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대외지급능력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은 대체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4년 말 순대외금융자산이 크게 증가했으며, 대외채무는 2023년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기외채/외환보유액 비율은 2024년 말 35.3%로 2023년 말(33.5%) 대비 상승했으나, 여전히 장기평균(36.8%)을 하회하고 있어 외환 건전성은 양호한 상태입니다.
📊 주요 리스크 요인 분석
고위험가구 상황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고위험가구(DSR>40%, DTA>100%)는 38.6만 가구로,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3.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72.3조원으로 전체 가구의 4.9%에 해당합니다.
주목할 점은 지방의 고위험가구가 수도권에 비해 60세 이상 고령층 가구주 비중(18.5%)이 높아 소득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또한 금리 및 주택가격 변동에 따른 시뮬레이션 결과, 2025년 말에는 지방(5.6%)과 수도권(4.0%)의 고위험가구 비중 차이가 1.6%p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영업자 연체 상황
자영업자 대출은 2024년 말 기준 1,064.2조원으로 연중 11.0조원 증가했으나, 증가세는 둔화(전년동기대비 1.0%)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 연체율은 2022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장기평균 수준(1.68%)에 근접한 1.67%까지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높은 대출금리, 서비스업 경기 부진에 따른 소득 감소 등으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연체 자영업자의 평균 소득은 감소(2020년 말 3,983만원 → 2024년 말 3,736만원)한 반면, 평균 대출은 증가(2.05억원 → 2.29억원)하여 채무부담이 커졌습니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2024년 말 기준 부동산 관련 대출은 2,681.6조원, 보증은 1,064.1조원, 금융투자상품은 375.9조원으로 추산됩니다. 명목 GDP 대비 비율은 각각 105.2%, 41.7%, 14.7%로 2023년 말 대비 하락했습니다.
특히 부동산PF 대출(187.3조원)은 부실 확대 및 구조조정 추진으로 2024년에 전년 대비 큰 폭(-11.8%) 감소했습니다. 반면 가계 부동산 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일부 부문에서는 잠재 리스크가 여전히 누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종합 평가와 전망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보고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은 양호한 금융기관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을 바탕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잠재 리스크 요인들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높은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 미국의 경제·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입니다.
- 취약부문 부실 증가: 자영업자, 고위험가구 등 취약계층의 부실이 늘어나면서 관련 익스포저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저하 우려가 있습니다.
-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다시 빠르게 상승하며 가계부채 증가폭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지방 부동산 부진 지속: 지방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관련 PF 사업장, 건설사 및 고위험가구의 부실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금융안정 상황은 국내외 불확실성, 국내 경기둔화 위험 및 부동산시장 상황 등에 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준금리 인하로 금융여건이 완화되며 취약부문의 채무상환부담이 줄어들 수 있겠으나, 국내 정치상황과 주요국 경제정책 변화에 따른 경제성장 하방 압력이 커질 경우 이러한 개선 효과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금융안정은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보고서는 우리 경제의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중요한 지표로, 이를 통해 잠재적 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는 대체로 안정적이지만, 불확실성이 높고 취약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자영업자, 고위험가구, 지방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이들 부문의 충격이 금융시스템 전체로 확산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이 중요해 보입니다.
"금융안정은 보이지 않을 때는 그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지만, 한번 흔들리면 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 금융 전문가
이번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잠재 리스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경제 변화를 주시하며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인사이트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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